영변 새 경수로 가동, 플루토늄 추출과 핵무기 생산 능력 4~5배 증가

북한의 영변 경수로 시험 가동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미국의 핵 전문가들은 영변 경수로가 완전 가동되면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 능력은 종전보다 4~5배 증가해 핵무기 생산 능력이 크게 늘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기존 무기급 우라늄과 결합하면 매년 10개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22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이 영변 경수로를 가동할 경우 “이론상 연간 약 15~20킬로그램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기존 5메가와트(MW) 원자로보다 3~4배 더 많은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양으로, 생산 능력이 크게 증가한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또 “핵무기 한 개에 필요한 플루토늄의 양을 4킬로그램이라고 가정할 경우, 1년에 15킬로그램을 생산하면 1년에 4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면서 “이는 엄청나게 늘어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2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이사회에서 “북한 영변 경수로에서 활동 증가가 관측됐다”며 “지난 10월 중순 이후 경수로 냉각 시스템에서 배수가 관측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지속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며 “북한이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협정의 효과적인 이행을 위해 IAEA와 신속히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영변에는 5메가와트 용량의 원자로가 있으며, 북한은 이 원자로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해 핵무기를 만들어 왔습니다.

북한은 이에 더해 지난 2010년부터 영변 핵시설에 새롭고 더 큰 실험용 경수로를 건설해 왔습니다.

이 경수로의 발전 용량은 30메가와트로 추정돼 왔습니다.

앞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진행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6차 전원회의에서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동안 영변 핵시설 곳곳에서는 이 같은 김 위원장의 지시를 반영한 듯 시설 확장과 개축 작업이 진행되는 상황이 계속 포착돼 왔습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실험용) 경수로 주변에 건물을 늘렸다는 것은 원자로가 건설 단계에서 운영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징후”라며 “하루 24시간, 1년 내내 성공적으로 방사성 물질을 유지 관리, 처리하기 위해 앞으로 몇 달 안에 추가 공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다만 이 실험용 경수로가 실제 완전 가동에 들어가려면 적어도 6개월에서 1년 정도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북한이 원하는 핵무기 제조 물질인 플루토늄을 생산하려면 원자로를 테스트하고, 출력을 조절하고, 원자로가 안전하게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몇 가지 긴급 테스트를 거치는 등 준비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기간에 약간의 플루토늄을 생산하겠지만, 본격적인 생산에는 좀 더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설명입니다.

그래서 “실제 핵무기의 용량이나 개수가 늘어나는 것은 좀 늦어질 것”이라며 “아마 2025년쯤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미국의 핵 과학자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도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영변 경수로 가동의 가장 큰 의미는 북한이 핵 무기용 플루토늄 생산의 훨씬 큰 공급원을 갖게 된다는 것”이라며 “실제로 가동을 시작하고 완전히 가동되려면 2년이 필요하겠지만, 완전히 가동되면 북한은 몇 배나 많은 플루토늄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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