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KAERI)과 삼성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원자력 추진 LNG 운반선에 대한 규제 승인을 받았다. 미국 선급협회(ABS)와 라이베리아 기국은 소형 모듈형 용융염 원자로(MSR)를 동력원으로 하는 혁신적인 선박 설계에 대해 공식적으로 승인했다.
이번 승인은 2025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스·에너지 박람회 ‘가스텍’에서 발표됐다. 선박용 원자력 추진 기술이 상업용 선박 분야에서 안전성과 국제 규정 적합성을 인정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혁신적인 원자로 기술
승인된 LNG 운반선은 100MW급 용융염 원자로(MSR) 단일 장치를 동력원으로 사용한다. MSR은 액체 핵연료와 냉각재가 결합된 기술로, 기존 고체연료식 원자력보다 안전성과 에너지 효율성이 높다. 운반선은 선박 수명 전체에 걸쳐 연료 교체가 필요하지 않도록 설계되어, 대체 선박 연료의 주요 운영 문제를 해결한다. 174,000㎥급 LNG 운반선에 적용되면 기존의 화석 연료를 이용한 추진 방식이 필요 없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해운업계가 순탄소제로를 달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해운업계는 연간 약 3억 5천만 톤의 화석연료를 소비하며 전 세계 탄소 배출의 3%를 차지한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원자력 추진은 장거리 항로 운항에 필요한 높은 에너지 밀도와 무공해 운항, 빠른 항해 속도 등 여러 면에서 대체 연료보다 유리하다. 기존 대체 연료의 부족한 벙커링 인프라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
개발 일정과 과제
KAERI와 삼성중공업은 2026년까지 선박용 MSR 기술 설계 완료를 목표로 정부 지원 연구에 참여 중이다. 기획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해양수산부의 용융염 원자로 혁신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하지만 상업화까지는 대중의 인식, 안전 규제, 보험 체계 등 여러 과제가 남아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보험과 국제 규제의 차별성이 핵심 장애라고 지적한다. 이번 선급 인증은 KAERI가 설계가 국제 규정과 안전 기준을 충족했음을 의미하며, 탄소 중립 시대에 한국이 선박용 원자력 기술 상용화를 선도할 수 있는 첫 단계를 밟았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