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미국 경제가 직면한 중요한 현실을 강조하고 있다. AI(인공지능) 붐으로 인해 데이터 센터 건설이 가속화되면서 전기기술자, 배관공, 목수 등 숙련 기술자에 대한 수요가 “수십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경고를 내놨다.
그는 최근 영국 Channel 4 뉴스 인터뷰에서 “당신이 전기기술자, 배관공, 목수라면, 앞으로 공장과 데이터 센터를 짓기 위해 수십만 명이 필요할 것”이라며 “경제 전반의 숙련된 기술직이 전례 없는 호황을 맞이할 것이다. 매년 수요가 두 배씩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최근 자사의 AI 반도체 기반 데이터 센터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오픈AI에 1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맥킨지의 분석에 따르면, 데이터 센터 관련 세계 투자액은 2030년까지 총 7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5만 평방피트(약 2만 3천 제곱미터) 규모의 대형 데이터 센터 한 곳을 건설하는 데 최대 1,500명의 노동자가 투입되며, 이들 중 상당수가 대학 학위 없이도 연 10만 달러 이상의 연봉과 시간 외 수당을 받을 수 있다.
이는 미국 청년층에게 새로운 진로를 제시하고 있다. 대학 진학 대신 견습 과정을 선택한 북카롤라이나의 23세 전기기술자 제이콥 팔머는 이미 21세에 자신의 사업을 시작해, 작년 약 9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고 올해는 이미 6자리 수(10만 달러 이상)를 넘어섰다. 그는 “나는 누구에게도 빚진 게 없다”며 현장의 현실을 대변했다.
이러한 인력난은 엔비디아만의 우려가 아니다. 블랙록 CEO 래리 핑크는 올해 3월 백악관에 “이민 노동자 추방과 청년층의 저조한 기술직 관심이 결합되며 데이터 센터 건설이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팀에조차 ‘AI 데이터 센터 건설에 필요한 전기기술자가 곧 바닥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포드 CEO 짐 팔리 또한 “워싱턴 정책 목표는 있지만 실제 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구체적 수단은 없다”며 “인력난이 해소되지 않으면 제조업과 첨단 산업 리쇼어링(생산 기지 회귀)은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이미 60만 명의 생산직 인력과 50만 명의 건설근로자가 부족한 상황이다.
미국 건설업계는 2025년 순수 신규 인력만 43만 9,000명을 유치해야 한다고 전망한다. 2026년에는 필요 인원이 49만 9,00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 실제로 올해 8월 기준 미국 건설업의 실업률은 3.2%로, 역대 최저치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