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방미, 한반도 정세 영향 미미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미국 방문이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진단했습니다.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돼도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비협조적인 태도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조은 기자입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26일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협력 가능성과 관련해 “미국과 한국이 한반도에서 충돌을 피한다는 공동의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중국의 협력을 크게 기대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녹취:세이모어 전 조정관] “I don’t think US-China relations are going to dramatically improve in the near term. So I don’t think that the US and ROK can count on very much cooperation from China beyond the common interest in avoiding any conflict on the Korean Peninsula. To some extent, China may encourage North Korea not to conduct a nuclear test or not to conduct missile launches. But I, I think beyond that, there’s not likely to be much cooperation. And I don’t know to what extent North Korea will listen to the advice from China, because I do think North Korea probably feels that it has more flexibility and room for maneuver because of its new relationship with Russia.”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방미가 북한 문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미중 관계가 단기간에 극적으로 개선될 것 같지는 않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중국은 북한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도록 어느 정도는 독려할 수 있지만 그 이상으로는 큰 협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게다가 “북한은 러시아와의 새로운 관계로 인해 더 많은 유연성과 운신의 폭이 생겼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중국의 조언에 어느 정도까지 귀를 기울일지도 모르겠다”고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말했습니다.

앞서 왕 부장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및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의 회동 계획을 갖고 사흘간의 일정으로 워싱턴 DC를 방문했습니다.

미 언론들은 또 행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왕 부장이 설리번 보좌관과 만나는 27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도 회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왕 부장의 이번 방미는 다음 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이뤄졌습니다.

미중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미중 간 이런 움직임이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문을 열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중 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근 발언도 재조명됩니다.

지난 9일 중국 관영’ CCTV’ 방송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19일 베이징을 방문한 미 상원의원 대표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양국 관계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 관계”라며 “나는 ‘중미 관계를 개선해야 할 이유가 1천가지가 있지만, 양국 관계를 망칠 이유는 하나도 없다’는 것을 여러 대통령을 포함해 많이 이야기했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 미국대사대리는 26일 VOA에 “왕 부장의 이번 방미는 최근 미중 고위급 관여의 모멘텀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중국과 논의할 주요 의제로는 중동 사태,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공격적 행동,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북러 무기 거래 등을 꼽았습니다.

특히 미국은 “러시아가 한반도 안팎의 긴장을 심각하게 고조시킬 수 있는 민감한 군사 및 전략 기술을 북한에 제공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데 중국의 지지를 끌어내려고 할 것”이라고 랩슨 전 대사대리는 밝혔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이 중국의 중대 관심사에 어떤 형태로든 보답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미국의 관심사나 요구에 응답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무엇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중국이 왕 부장이나 시 주석의 방미를 계기로 북러 문제 등에 대해 구체적인 지원 조치를 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내다봤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26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미중 간 진지한 협력이 있으려면 미중 관계에 “상당한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흥미로운 질문은 미중 관계가 어떤 식으로든 개선되거나 안정화될 경우 양국 사이 다뤄져야 할 긴 의제 목적에서 북한의 상대적 우선순위가 무엇이냐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문제는 현 단계에서는 미중 양국이 공동 대응할 사안이 아니라며 “양국 사이 현재 너무 많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26일 VOA에 “미중 경쟁 심화로 양국 관계는 심하게 훼손됐고, 이를 되돌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현재 미중 양국은 치열한 경쟁을 관리하고 대결 구도로 치닫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왕 부장의 이번 방미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은 시 주석이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양측이 관계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계속 모색하기로 합의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중국은 러시아, 이란, 북한을 포함한 주요 전략적 파트너와의 관계 및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중국 지도부는 이런 관계를 미국과 미국 주도의 동맹 체제, 그리고 미국 주도의 자유주의 국제 질서에 대항할 수 있는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질서에 반대하는 중국의 결심은 확고하며, 이는 미중 사이 험난하고 경쟁적이며 때로는 적대적인 관계가 장기간 지속될 것임을 의미한다”는 설명입니다.

이어 “중국이 대북 압박 재개에 동의하거나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며 “중국의 입장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상황은 북한이 중국의 북동 경계에서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조치를 하는 경우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향후 중국이 북한 문제에서 미국과 협력하더라도 이것이 북한의 행동 변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스나이더 선임국장은 “북한은 중국이 하라고 해서 어떤 행동을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자체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북한은 더 광범위한 전략 지정학적 조건에 민감하다”며 “따라서 중국도 그런 계산의 일부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국이 북한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선임국장은 26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중국은 북한을 최소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 북한에 사용할 수 있는 지렛대를 가지고 있다”며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 없는 이유는 중국이 북한에 ‘추가 핵실험은 중국을 매우 어려운 입장에 처하게 할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중국이 북한에 제재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일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와일더 전 선임국장은 그러면서 “중국은 생각보다 북한에 훨씬 더 많은 지렛대를 갖고 있다”며 중국은 단지 그것을 사용하기를 원하지 않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은,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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