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리자동차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크르(Zeekr)가 드디어 한국 진출의 첫 단추를 꿰었다. 지난 2일 중국 항저우 본사에서 지크르는 H 모빌리티 ZK, 아이언EV, KCC 모빌리티, JK 모빌리티 등 4개 한국 딜러사와 판매 계약을 맺었다. 이들 딜러의 모회사들은 이미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푸조, 볼보 같은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를 유통해온 곳들이다. 지크르는 이 네트워크를 활용해 내년 1분기부터 서울과 수도권에 쇼룸을 열고 본격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는 지크르가 2월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전 아우디코리아 대표 임현기 씨를 운영책임자로 영입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지크르의 첫 한국 모델은 중형 전기 SUV ‘지크르 7X’가 유력하다. 이 차는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5와 기아의 EV6와 직접 맞붙을 전망이다. 7X는 지리의 지속가능경험아키텍처(SEA) 전기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며, 넓은 실내 공간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고성능 배터리 시스템이 강점이다. 중국에서 지난 9월 출시된 7X는 1~10월 5만 9,914대가 판매되며 지크르 전체 물량의 36%를 차지했다. 10월 말 업데이트 버전은 900볼트 고전압 아키텍처를 도입해 충전 속도를 대폭 높였다. 한국 가격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유럽에서 후륜구동 모델이 5만 3,000유로(약 7,500만 원), 사륜구동 모델이 6만 3,000유로(약 8,900만 원)부터 시작하는 점을 감안하면 6,000만~8,000만 원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아이오닉5(5,000만 원대)나 EV6(5,200만 원대)보다 높지만, 중국산 EV의 가격 경쟁력을 더한 유럽급 퀄리티로 차별화할 전략이다.
이 계약은 중국 EV의 한국 시장 ‘침공’이 본격화되는 신호탄이다. 이미 BYD는 올해 1월 한국에 첫 모델인 아토3와 시라이언을 들여놓고 연간 5,000대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다. 4월에는 테슬라를 제치고 수입 EV 1위에 올랐고, 1~10월 누적 판매 3,791대로 테슬라, BMW, 아우디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BYD의 성공 요인은 명확하다. 아토3의 경우 4,000만 원대 가격으로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한국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였고, 실내 편의성과 안전성으로 입소문을 탔다. X펑(XPeng)도 올해 9월 한국 법인을 세우고, 내년 중형 SUV G6을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X펑은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며, 자율주행 기술에 강점을 둔다. M03 컴팩트 세단을 4월 상하이 모터쇼에서 공개한 데 이어, 한국 진출로 중국 EV의 세력을 넓히려 한다.
한국 EV 시장은 올해 급변했다. 전체 자동차 판매 중 EV 비중이 10%를 넘었고, 수입 EV는 테슬라 중심에서 다변화되고 있다. 하지만 현대·기아의 홈그라운드인 이곳에서 중국산이 자리 잡는 건 쉽지 않다. 정부의 EV 보조금(최대 700만 원)이 있지만, 중국산은 아직 자격 미달로 지연된 적도 있다. BYD는 1월 출시 후 한 달 넘게 보조금을 기다리며 판매가 주춤했으나, 결국 통과해 반등했다. 지크르는 프리미엄 포지션으로 이 문제를 피하려 한다. 임현기 대표는 “한국 소비자들은 브랜드 신뢰와 A/S를 중시한다”며 “볼보·폴스타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EV의 한국 공세는 글로벌 무역 전쟁의 여파이기도 하다. 미국은 작년 9월부터 중국산 EV에 100% 관세를 부과했고, EU도 최대 45.3% 관세를 도입했다. 이로 인해 중국 제조사들은 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지크르는 이미 유럽(노르웨이, 스웨덴 등)과 멕시코, 일본, 브라질에 진출해 2025년 글로벌 판매 목표 32만 대를 세웠다. 한국은 이 중 아시아 교두보로 꼽힌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BYD처럼 저가로 치고 들어온 게 아니고, 지크르는 고급화로 현대·기아의 중형 SUV 시장을 흔들 수 있다. 하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소비자 반응도 엇갈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중국산 EV, 안전성은 어떨까”라는 우려가 나오지만, “테슬라보다 저렴한 프리미엄, 매력적”이라는 호기심도 크다. 실제로 BYD 아토3 시승 후기에는 “가성비 최고, 주행 안정적”이라는 긍정 평가가 많다. 지크르 7X가 들어오면 가족용 SUV 수요가 더 자극될 전망이다. 한 30대 직장인은 “아이오닉5 타봤는데, 7X가 더 넓고 고급스럽대서 기대돼”라고 말했다.
지크르의 한국 행보는 현대·기아에게 경종을 울린다. 이들 국산 제조사는 EV 라인업을 강화 중이지만, 중국의 가격·기술 공세에 밀리는 기색이다. KG 모빌리티 같은 중소 업체는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정부도 수입 EV 규제를 논의 중이지만, WTO 규정상 쉽지 않다. 지크르가 성공하면 중국 EV의 한국 점유율이 5%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내년 1분기 쇼룸 오픈과 7X 출시가 이 전쟁의 첫 승부를 가를 터. 서울 도로에 중국산 럭셔리 EV가 더 자주 보일 날이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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